회사가 전쟁터면, 밖은 지옥이다.
<3월 27일 공매도 알밥의 글을 보고
썼던 글을 이제 올립니다.. 알밥들이 수년전 게시글도 내용을 저장해놓고 있다가 교묘히 악용하곤 해서 개인정보가 담긴 글은 신경이 쓰이긴 합니다.>
회사가 전쟁터면, 밖은 지옥이다.
전에 제 셀트리온 11년 투자를
비아냥대던 알밥글을 보고
나니 자연적으로
미생 한장면이 떠오르더군요.
셀트리온이 전쟁터면,
밖(다른 바이오)은 지옥이다.
저는 투자경력이 올해로
20년차입니다.
군대갔다오고 학교 졸업하고
사회 초년생
신입 딱지 떼고 나니
2005년도 부터 주식 투자를 할
여력이 생기더라구요.
불행하게도 주식 입문을
바이오섹터로 시작해서
말도 못하게 고생하였고
2008년도에는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아
안먹고 안입고 모은 실탄 1억 2천이
깡통이 되는 일도 겪습니다.
그때 당시 셀트리온 못지않은
기대를 받던 바이오 기업
제넥셀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인간화항체 원천기술, 바이오시밀러 개발등 어찌보면 알테오젠 못지 않은
기술력으로 당시 미래에셋의 대규모
투자도 받았더랬습니다.
결론은 수년간 매출은 커녕, 공장 설립,
항체치료제 개발, 바이오시밀러 개발등
단 하나의 결과물도 도출하지 못합니다.
덩달아 적자도 눈덩이 처럼 쌓여갔지요.
그것보다 더한것은 사주의 도덕성이었습니다.
뻑하면 발행하는
유상증자와 신주인수권부
사체발행으로
주가는 박살이 나서
결국 만원대에서
동전주로 전락하고
주주들의 불만이 폭발하자
당시 팍스넷 게시판에 직접 사주가
한번만 자기를 믿어달라는 글을
올립니다.
현직 카이스트 교수 출신의 과학자가
직접 게시글을 올리고 나니
여론이 움직여
주주불만이 잠잠해지지요.
결론은 얼마 안가
회사를 작업(?) 선수라는
한기산(한국기술산업)에
매각하고 맙니다.
그리고 한기산에 매각된 제넥셀은
결국 상장폐지가 됩니다.
사주로부터 제대로 뒤통수를 맞은겁니다.
그런데 더 어이없는것은
한기산에 제넥셀을 매각하고
한기산으로 부터 사주가
인간화항체 원천기술과 바이오
사업 권리의 핵심인 100% 자회사
에이프로젠과 또 다른 자회사인 한국슈넬제약을 다시 사옵니다.
즉 알맹이만 빼가고 상장 껍데기만
한기산에 넘긴 꼴이고,
제넥셀 사주를 믿었던 주주들은
상폐와 함께 모두 나락으로 갑니다.
그렇게 알맹이 회사만 스핀오프로
가져가
마치 영화 페이스오프처럼
다른 사람인척, 다른 기업인척
지금도 주식장사를 버젓이 하고 있는
바이오기업이 있습니다.
이런 말도 안되는 일도 사실 바이오기업에 투자를 하다보면 비일비재한 일입니다.
자본잠식에 의한 상장폐지, 배임 횡령,
유상증자, 신주인수권부 사채 발행, 감자 등등 정말 어려운게 바이오투자입니다.
그만큼 바이오투자가 리스키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그런 것을 알기에 사실 많은 셀트리온
주주님들이 현재의 하락의 고통에도
셀트리온을 매도하지 못하고
있다는것을 저는 경험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밖으로 나가면 지옥이거든요.
셀트리온 11년 투자중 대상승을 이미 두번 경험했고, 이번 세번째 역시 이변이 없는한 옵니다. 그렇지만 다른 중, 소형 바이오텍들은 특히 매출과 이익이 없는
대다수 바이오기업들은 항상 상장폐지와 가깝다는것 이고,
이런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서는
실체가 있는 즉 매출과 이익이
있는 바이오기업에 투자해야 합니다.
알테오젠, 레고캠바이오 주가가 상승하니 좋지요. 하지만 매출과 이익이 나오지 않는다면 언제까지 주가가 좋기만 하겠습니까?
셀트리온은 지금까지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저가에 주식을 팔라고요?
그거 팔아서 뭐를 살까요?
알테오젠을 살까요?
아님 레고캠을 살까요?
웃픈 이야기죠.
그렇게 포모에 빠져서
뇌동매매를 하면 결국
깡통을 차게 된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주식은 주가로 말한다고요?
주가가 좋으면 회사가 쓰레기라도
알게 뭐냐고요?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틀린 말이죠.
내가 주식의 신이라도 되서
최저가와 최고가를 쪽집게처럼
집어낸다면 모를까
쓰레기 회사에서 수익을
내기란 참 어려운 일입니다.
제넥셀도 신라젠도
한때 주가가 하늘 높은줄
모르고 오르던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슬픈건 개미들은
꼭 그런 주식에 고점에서 주식을
매입한다는것 이지요.
나는 절대 그럴리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냉정하게 대다수의 개미들은
절대로 그렇습니다.
그러니 전체 개인 투자자의 95%가
손실이고 단 5%의 투자자만
수익을 본다는 통계가 나온것 이겠죠.
인내, 인내, 인내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
K2봉 정상에서,
에베레스트 정상에서,
목표가 눈앞에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몇발짝만 발을 내딛으면
정상에 다다를것을 알면서도
내목숨이 경각에 다달아
눈물을 먹음고 하산해야 되는 상황이
있음을 압니다.
우리 모두 여유돈으로 투자해야함을 알고
있으나 대다수의 서민은 여유돈으로
투자하기 어려운 상황이지요.
내가 또는 가족이 피치 못하게 돈을 써야
해서 매도해야하는 분들도 있고,
그런 이유로 돈을 쓰느라 주담을
쓴 분들도 있을것 입니다.
이래서 참 가치투자 장기투자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인내가 어렵다고, 또는 내 상황이 어렵다고 투자 책임을 회사와 다른 사람에게 지운다면
주식투자자로서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피치 못하게 목표까지 인내할 수 없다면
안전을 위해 과감히 하산을 하고,
(주식은 다행히 등반과는 다르게 비중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다시 완정을 할 수 있는 준비를 하여
오르는 것이 성투 확률을
올려줍니다.
남이 잃어야 내가 벌고
내가 잃으면 다른 누군가가 번다..
투자는 제로섬 게임이라는 말이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다만 인간의 본성에 반하는 투자라는 것이
정말 어렵기 때문에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것 이며
서로 수익을 내는 그 순간까지
동행하는 셀동행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