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셀트리온의 세계 유일 인플릭시맙 피하주사제형 '램시마SC'가 호주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호주 시장 성공 전략을 참고해 미국 시장에서 램시마SC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유플라이마'의 공급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겠단 전략이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를 2021년 7월 호주에 출시한 뒤 2022년 약 80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지난해 3분기 누적 118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고 5일 밝혔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이 전년 전체 매출액보다 48% 이상 증가하며 호주 인플릭시맙 시장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지위를 구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램시마SC의 호주 시장 연간 매출액은 15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호주는 세계에서 6번째로 국토 면적이 넓은 국가로 인구 밀집도가 낮아 병원까지 이동 거리가 상대적으로 긴 편이다. 호주에서 의약품을 집으로 배송하는 비대면 유통 시스템이 보편적으로 자리 잡은 배경이다. 셀트리온은 이 같은 호주 제약 시장의 특성을 고려해 램시마SC의 강점을 부각하는 마케팅 전략을 펼치며 제품 처방 확대를 이끌었다.

셀트리온은 우선 주요 이해관계자별 맞춤형 전략을 선보였다. 환자에게 병원에서만 투약받을 수 있는 IV(정맥주사)제형과 달리 집에서 간편하게 자가투여가 가능한 램시마SC의 강점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또 의료진 대상으로 글로벌 전역에서 이미 치료 효능과 안전성이 입증된 임상 데이터와 실제 처방 데이터 등을 소개하며 제품에 대한 신뢰도와 선호도를 높여 실제 처방이 확대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이를 바탕으로 램시마SC는 호주 출시 첫해인 2021년 점유율 1%를 기록한 데이어 2022년 8%, 지난해 3분기 17%로 점유율을 점차 높였다. 램시마SC의 활약에 힘입어 IV제형을 포함한 전체 램시마의 호주 시장 점유율은 2021년 25%에서 지난해 3분기 32%로 상승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의 호주 성공 사례가 오는 2월 29일 미국 출시를 앞둔 짐펜트라(램시마SC 미국 제품명)의 사전 검증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제약 시장은 넓은 국토 면적 때문에 비대면 의약품 유통망이 활성화된 데다 고가의 진료비 부담으로 병원 방문보다 SC제형과 같은 자가투여 치료제를 선호하는 등 호주와 유사한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짐펜트라는 의약품 가격이 높은 미국에서 신약으로 허가를 받은 만큼 특허를 확보한다면 최대 2040년까지 특허 보호가 이뤄지는 등 경쟁 부담이 적어 한층 다양한 마케팅 전략이 가능하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인플릭시맙 제제가 시장에 나온 지 20년이 넘어 이미 충분한 치료 효능 및 안전성 데이터가 확보됐고 미국 염증성 장질환(IBD) 환자에게 가장 많이 처방된 치료제라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 현지 의료 현장에서 부담 없이 짐펜트라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유럽에서 자가면역질환 대표 치료제로 자리매김한 램시마SC가 오세아니아 지역 주요국인 호주에서 출시 2년 만에 17%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지난해 중남미 시장으로 판매 지역을 확장한 가운데 올해는 세계 최대 제약 시장인 미국에서 신약으로 출시를 앞둔 만큼 호주 시장 성공 전략을 적극 참고해 맞춤형 영업 전략으로 짐펜트라의 판매 성과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김도윤 기자 justice@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