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고 있는 게 아니라 나아가고 있는 중일뿐.
지고 있는 게 아니라 나아가고 있는 중일뿐.
삼국지의 위 촉 오.
조조,유비, 제갈량 같은 천재들이 시대를 풍미할 때 사마의는 철저한 2인자였다.
그는 무려 40년 넘게 조씨 가문의 의심을 받으며 숨을 죽여야 했지만 결코 조급해하지 않았다.

제갈량이 화려한 북벌로 천하를 뒤흔들 때도 사마의는 그저 묵묵히 성문을 닫고 버텼다.
이기지 못해도 좋으니 결코 지지는 않겠다는 선택을 한 셈인데, 이는 적들이 스스로 지쳐 쓰러질 때까지 자신을 보존하는 보이지 않는 전진이었다.
때로는 바보처럼 보이는 것이 그의 최고의 전략이었다.
인생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순간에 그는 늙고 병들어 곧 죽을 것처럼 연기하며 정적들의 방심을 유도했다.
입가에 미음을 흘리는 수모를 겪으면서도 그는 사자가 먹잇감을 덮치기 직전 몸을 한껏 웅크리듯 때를 기다렸다.
남들보다 뒤처지는 것 같고 세상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 자존심이 상하는 순간에도 그는 굽히는 것이 결코 꺾이는 게 아님을 몸소 증명해 보였다.
삼국지의 수많은 영웅이 전장에서 혹은 병마로 스러져갈 때 끝까지 살아남은 자는 결국 사마의였다.

그가 쌓아온 인내의 시간은 훗날 진나라라는 통일 왕조의 뿌리가 되었고, 이는 인생이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누가 더 오래 평정심을 유지하느냐의 싸움임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러니 지금 당신이 겪는 시련은 무능함의 증거가 아니라 당신의 계절이 아직 오지 않았음을 의미할 뿐이다.
조조처럼 화려하지 않아도, 제갈량처럼 천재적이지 않아도 괜찮다.
묵묵히 오늘을 버티고 에너지를 비축하는 당신은 지금 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가장 결정적인 승리의 순간을 위해 멋지게 매복 중인 것이다.
"나는 단 한 번 칼을 휘두르기 위해, 십수 년 동안 칼을 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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